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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NOTE

집 근처 홍릉수목원



주말 오전,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져서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많이 오진 않을 것 같아
엄마랑 홍릉수목원으로 나섰다.

약용식물원에서 본 이 식물!
너무 아름답다.


뭔가...기계 같은 것에서 이런 모양을 본 것 같은데. 수평계인가? 잘 모르겠다.
어쨌든, 마디마다 led 조명이 나오는 것 같은 신기한 식물, 너무 예뻤다.
마디마다 똑 똑 잘라 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




처음엔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생각했는데, 자전거 반입이 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냥 걸어서 왔다. 걸어서 와도 별로 멀지 않은 거리.

자전거를 가지고 와서 입구에 세워 둘 수는 있는데, 세워두는 것은 안심이 되지 않으니...
6호선 고려대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금방이다.

도착하자마자 빗방울이 더 많아져서 걱정했지만, 조금 둘러보다 보니
비도 싹 그치고 날씨도 좋아지기 시작!



대왕카메라가 생긴 덕에 내 디카를 엄마에게 빌려주었다.
엄마의 첫 디카 사용. (어색한 손 동작!)

참 어색해 했으나 곧 익숙해졌다.
엄마는 늘 오나가나 핸드폰으로 식물 사진을 찍어서 꽃 이름 외우기에 작년부터 열중해 있다. 

입구부터 완전 신났음.
식물도감에서 사진으로 보고 외웠던 것들과 실제 나무들 매치하기,
비슷비슷하거나 헷갈리는 종은 사진으로 찍어 집에 가서 찾아보기...





구상나무. 크리스마스 트리로 많이 쓰이는 나무라고 한다.
탄탄하고 조밀조밀한 이파리들.



양치식물원에 있는 고사리과 식물들.


잎이 비슷하면서 조금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재밌긴 한데, 나는 입구에서부터 다리에 벌레가 물려
사진 찍고, 다리 긁고 오도방정을 떨기 시작하고...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큼성큼 앞장서 사진찍기



나무가 하도 많고 사진을 찍으려고 조금 더 자세히 보게 되니
이렇게 나무의 갈라짐들이 서로 다른 모습을 가진 게 또 재밌다.
이 나무는 이렇게 곡선들이 많아 부드럽게 층층이 갈라지는 모습.


각기 다른 개성들.!!


아무튼 엄마는 내내 즐거운 업 업 상태.
비온다고 안 왔으면 진짜 서운할 뻔 했다.

이렇게 찍어 온 사진을 며칠 동안 들여다 보며 이름을 파악한 후
식물도감의 사진을 핸드폰으로 찍어 다시 이름을 외우곤 했다.



길고 큰, 무성한 나무들이 아주 가득가득.
피톤치드 가득가득 시원하게- 도심 한 가운데서 할 수 있는 삼림욕.
 
초등학교 다닐 때, 소풍을 여기로 너무 자주 와서 다음 해에 또 여기로 소풍이 결정나면
엄청 실망하곤 했는데. 어른이 되어 제발로 찾아오니 또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


배낭에 가지고 온 작은 과자 까서 자판기 커피랑 먹는 맛도 달콤 달콤!


똑같은 모자를 쓴 두 할머니의 뒷모습.



길쭉길쭉 내 키보다 크게 자라난 백합꽃들.



엄마는 내가, 눈 크게 뜨고 찍으려고 눈비빌 때 찍어줬다.
어짜피 눈 크게 떠도 그게 그거니 차라리 이게 좋구나.

레깅스 정도면 벌레로부터 안전할 줄 알았는데, 집에 돌아와서 벌레 물린 내 다리를 보고 모두들 경악.
이틀 후에는 피멍처럼 보이는 엄청난 자국들과 열 나는 붓기로,
병원까지 가려고 했다만.. 3일정도 있자 가라앉기 시작했다. 
내 평생 벌레물려서 약 먹어 보긴 처음.!

엄마는 한 군데도 물리지 않았다. ㅠ_ㅜ
앞으로 수목원에 갈 때엔 두꺼운 바지 필수 착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