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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NOTE


잊을 수 없는 엄청난 비가 내렸다. 그리고 아직도 내리고 있는 중, 더 내린다고 하니 걱정이다. 
몇 해 동안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우리집은 다양한 역류현상을 경험했었고
그 피해 중 하나로 나의 초중학교 졸업앨범이 어딘가 구석에서 그렇게 흠뻑 젖은 후 썩어 버려지는 피해를 입기도...
이런저런 공사를 다시 한 덕에 작년부턴 멀쩡하다. 오늘도 그렇고.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번거롭게 젖으며 출근을 하고, 비가 덜 오는 때를 골라
외근까지 다녀온 일상적인 하루였다. 그런데 한쪽에선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더라.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일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다니, 믿기 힘든 장면들.
오늘 재난을 당하신 여럿 분들의 명복을 빌며, 내일은 부디 별 일이 없이 잘 지나가길 빈다.

사무실에서 누군가 '올해 구제역 때 너무 많이 죽여서 이렇게 벌 받는 거 아냐-' 란 말을 했었는데
정말 그런 벌을 받는건가, 란 생각까지 든다. 그 동물들 모두 그런 마음으로 산송장이 되어 죽어갔을 테니.
'너네도 어디 산채로 묻혀 봐라' 라고. 그 끔찍한 짓에 대한 벌을 다 받으려면 아직도 멀었겠지만...



요즘 일찍 자느라 하루가 짧다. 오늘은 잘 시간을 넘겨 버렸네.

일상이 같은 패턴으로 멈춰 있는 것만 같아 마음이 답답하긴 하지만, 일단 감기부터 사라지고 난 후에 되돌려 봐야지.  
오며가며 책도 잘 못 읽고 있는데, 얼마 전 읽은 '7년의 밤'처럼 몰입할 수 있는 책 한권 또 찾아야 겠다.


사진은, 여행중 묵었던 호텔 방. 하얀 침구의 바스락거리는 질감과 뽀송거리는 푹신함 그리고 커다란 베게.
그것이 참 생각나는 습기찬 날이었다. 실내든 실외였든,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