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마지막일 될 것 같았던 셋의 이태원 출장.
실내에 조용히 걸려 있는 모습이 왠지 안쓰럽게 느껴졌던
알렉산더 칼더 전.
부자피자 먹고 수다수다.
흐린 주말의 타이포잔치.
구 서울역사 전시장이 나는 좋더라.
전시를 보고 걸어 걸어 소공동까지.
종종 다니는 그 길목, 지나치기만 했던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에 들어가 보았다.
다른 상품은 볼 게 없었지만 이것 하나는 훌륭.
딱 이곳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화폐박물관 기념품.
오래된 돈을 분쇄하여 재활용하거나 하는데, 그 분쇄된 돈가루를 연필 한 자루에 넣어 둔 것.
왠지 이걸로 스케치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연필님 저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어느 날 점심 우리가 좋아하는 신용산역 순대국집 갔다가 돌아가는 길.
문득 눈에 띄인 서울문화사 건물. 아, 여기가 거기였구나.
초등학생 시절 만화잡지 '밍크'의 명예기자로 뽑혀 저 건물에서 창단식(?)을 치뤘었는데.
약속 시간보다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했던 탓에 저 건물 일대를 빙빙 돌다가 들어갔던 기억. 여기였구나.
이코복스 커피가 이태원에도 있었구나.
맥주도 느낌있게 마시기.
울트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의 새 프로젝트 중간 컨펌날.
한 명씩 주제 발표하기. 무언가 빵 터뜨렸는지 다들 웃고 있다.
자극도 되고, 학생 시절 과제 발표하던 기분도 나고 즐겁다.
나의 프로젝트는 바로 이 것.
중간 컨펌이 다가오자 서둘러 전날 그렸던 몇 컷.
전날 과제하던 버릇 어디 안 간다며.
그러나 연휴를 이용하여 열심히 작업을...
나가서도 작업 작업.
추석 연휴의 충무로.
주인 따라 놀러 가는 개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근무중인 고양이.
어쩜 사람도 없이 그림 같은 출근길.
늘 그랬지만 오늘 따라 너무나 깔끔한 것이 시뮬레이션 게임 같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나무들이 주는 이 청량함 덕에 출근길이 참 좋았는데.
문득문득 그리워질 것이다. 빌딩숲 아닌 이 동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