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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NOTE

해가 지나서야 정리하는 10월_04 통영 1박2일 2


통영 이튿날 아침. 첫날 획득한 주황색 쇼핑아이템들과 소지품 샷. 스타일링&포토 바이 배정현.

기가 막히게 색깔이 저렇게 통일되더라.


중앙시장에서 정현언니의 매의 눈으로 발견한 '향로' 성냥과 빨래집게, 슈퍼에서 집어든 '구포국수',

김가게에서 산 통영 김과 주황 비닐봉지. 우리 둘이 타고 온 버스 티켓 그리고 내 파우치와 가방. 



어디서든 보물같은 셋팅샷을 만들어내는 정현언니. 그리고 셋팅을 도우는 나의 뒷모습.


이 셋팅샷을 찍던 오전은 사실 한바탕 일정을 마치고 난 후였다. 

통영에서의 이튿날, 우리는... 




이렇게 깜깜-한 새벽부터 일어나 새벽시장인 '서호시장'엘 갔다. 

머리도 못 감고(아니 감을 예정으로...) 퉁퉁부은 얼굴로 일어나 주섬주섬 시장엘.




역시 재래시장답게 새벽부터 분주한 모습들. 

중앙시장과는 달리 해산물을 새벽에 거래하는 시장으로, 여객선터미널 근처에 있었다. 




서호시장에서 유명하다는 통영의 '시락국'을 먹으러 원조시락국집에.

기본 시락국과 밥이 나오고, 테이블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반찬냉장고가 특이했다.

이 새벽에 '밥' 먹는 게 얼마만이야. 




정현언니 표현으로는 '질리도록 많은 물고기 시체'를 볼 수 있었던 통영. 여기저기 눈만 돌리면 그득. 




게와 문어들을 막 잡아 와서 판매하는 배에 가서 이것저것 괜히 구경도 하고-




정현언니는 시장에서 보물같은 기찬 아이템들을 발견해내고. 

통영 굴칼 획득. 





그 다음의 행선지는 통영 중앙시장 근처의 '시민탕'. 

첫날 이 근방에 버스를 타고 내려서 가장 눈에 띈 건물이었는데, 

목욕탕 탐방을 하고자 하는 언니의 강력추천으로 여기에. 




굉장히 오래된 느낌의 목욕탕을 기대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지 큰 감흥은 없었던.

그래도 어릴 적 자주 갔던 동네의 목욕탕 느낌은 물씬. 여행와서 이런 옛날 목욕탕과 새벽시장도 가 보고. 

누구와 여행하느냐에 따라 여행이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구나 하는 게 참 좋았다. 





숙소에서 짐을 정리하고 나와 미륵산 케이블카 표를 예매하고, 

시간이 남아 근방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이런 멋진 창고가 있었다. 

요트를 수리하는 창고 같았는데 그 크기와 높은 천장이 주는 위압감이. 





성큼성큼 들어가서 구경. 





바깥으로 나오니 요런 요트들이 여기저기에. 요트 강습도 하고 있었고. 

그러고 보니 통영 이틀째에야 마주치는 '바다 같은' 모습이었다.




어쩌다 눈을 돌려 마주친 통영전통공예관. 여기 가고프다 생각은 했지만 귀찮아서 놓고 있었는데

이렇게 마주치는구나 하고 반가워서 들어가 보았으나. 운영 안 하는 줄 알았을 정도로

관리되지 않은 낡은 건물과 곳곳의 잠긴 문... 안타깝게도 감흥 없는 구경을 하고 나왔다. 




공예관에서 나와 다시 케이블카 시간에 맞추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미륵산.

이제야 통영 바다를 제대로 바라보는- 

그러나 산에 올라와서 바라보는 바다인지라, 전혀...나폴리 느낌 아니던데...






하루 일정이 조금 무리일 수도 있겠었다만, 통영에 와서 소매물도를 안 가보기에 아까워 감행한 소매물도행.

푸른 바다와 백사장이 아름다울 것 같다는 나의 소매물도행을 언니는 미심쩍어했지만, 결국엔 정현언니도 함께. 




이야 바다다 

좀 춥지만... 




타자마자 우리는 점심으로 산 통영 충무김밥 개봉.

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출렁대는 바다 위에서 먹는 충무김밥 맛이 일품이었다. 

 



소매물도 도착. 하지만 소매물도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풍경은...

백사장? 푸른바다는 어디에...? 

산행이 시작되었다. 




평소 운동을 즐겨하지 않는 둘에게 매우 고되었던 소매물도 산행...

시간이 늦은 탓에 등대섬까지 가지 못하고 물길이 막힌 것이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졌을 정도. 




섬 위에서 바라보는 등대섬만으로도 만족할래요.

 



소매물도에서 간신히 찾은 백사장...아니 돌 해변...




잠시나마 철퍽철퍽 돌과 바닷물 부딪히는 소리를 감상하고는... 다시 등반... 




잠시 바다를 가까이서 느끼기 위한 댓가는 엄청난 계단이었다. 





소매물도 등반(;;) 초입길에 있던 폐교된 소매물도 분교에 슬쩍 들어가보기로 했다.

폐교되어 잠겨 있는 곳인데 몇몇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기에 우리도 덩쿨 사이를 넘어 슬쩍. 


열린 문과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예쁘다. 곳곳에 거미줄이 가득했지만 그것마저도. 





기분이 묘해지는 구경. 




선생님의 사택으로 쓰였다던 곳. 운동장엔 무성하게 긴 풀들로 가득차 있었고 

잠긴 문 조차도 덩쿨로 가득하여 영화라도 한 편 찍어야 할 것 같은 장소였다. 




통영 개의 나른한 오후 늘어지는 팔자 




올라가는 길 무거웠던 가방을 맡아주신 통영 카페에서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잔.

여기에도 늘어지는 팔자의 통영 개들이 가득! 




왠지 치킨처럼 생긴 못난이 통영푸들. 




고된 소매물도 방문을 마치고 배에 오르니 

가던 길과는 달리 내 엉덩이 하나 놓을 데 없이 사람들로 가득찬 여객선.

간신히 쭈그리고 앉아 둘 다 꾸벅꾸벅 졸면서 통영으로...  





부랴부랴 숙소에 맡긴 짐을 찾아 가는 길에 들린 멸치집. 

통영 선물로는 아무래도 멸치? 나도 멸치와 김 구입. 




멸치집에서도 정현언니의 유쾌한 생각 발동. 크기별 멸치 샘플 촬영.  

멸치집 직원분도 재미나 보였는지 계속 하나씩 찾아 주시던... 





버스 시간이 아주아주 촉박했지만, 마지막으로 이건 먹고 가야지!! 라며 들어와 시킨 

통영의 '우짜'. 통영사람들이 우동과 짜장면 둘 다를 먹고 싶은 마음에 만들었다는 우동과 짜장의 조합. 


우짜를 파는 식당에서는 '빼떼기죽' 이라는 죽을 함께 팔았는데, 고구마로 만든 죽. 

냄새가 나지 않는 빼떼기죽은 포장하고, 우짜는 후루룩후루룩 마셔 버리고는- 




죄송스럽게도 택시 아저씨를 재촉하여 버스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추어 도착.

정말이지 꽉 찬 1박2일의 통영여행이었다. 




버스를 타기 전 언니와 나의 짐. 주황 내 짐, 언니의 알록달록 짐.

자다가 뻬떼기죽도 먹고 휴게소에선 따스한 커피도 사 먹으며 먼 길을 달려 오니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갈 수 있는 시간에 서울 도착. 

정현언니와 함께해서 그간의 경험과는 다른 식으로 여행할 수 있었던 짧고 재미났던 통영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