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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

2016, 뒤돌아보는 나의 여행 이야기


2016년 6월, 이제서야 뒤돌아보며 정리하게 된 나의 여행 이야기.

 

가장 최근의 여행이라면 지난 겨울, 멀리는 10년 전까지- 이 시간 사이에 경험한 나의 타지 여행은 10년간 여섯 번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매 순간 습관처럼 기록에 충실(혹은 집착)했으며 그것을 매우 즐겼고 여행이 끝나면 온라인 공간에 그 이야기를 정리하는 모습을 꿈꿨다. 그러나 각종 핑계와 게으름으로 그 이야기들을 펼치길 거듭 미루면서 스스로 내 게으름에 대한 죄책감에 늘상 시달리곤 했다.(이게 뭐라고...) 


그 죄책감을 떨쳐냄과 동시에 수많은 이미지와 이야기들을 하드 속에만 썩히기가 아쉬운 마음에 지금에라도 조금씩 꺼내 보려고 한다. 거대한 jpg의 더미 속에서 잘 나온 사진을 고르고 또 보정하는 형벌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만, 스스로의 묵은 숙제를 해결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으려면 꼭 해야만 하는 숙제 같은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들을 이제 와서 꺼내 놓으려니 좀 부끄러워져서, 요 며칠간은 긴 글을 여러 번 썼다 지웠다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실로 오랜만이라 어색함과 동시에 뭔가 '잘 써 보고 싶다' 라는 부담감, 오랫동안 공간을 비워 두었던 만큼 양질의 무언가로 채워 넣어야 할 것 같은 이상한 부담감이 생겨 버렸다. 이 부담감을 의식하다가는 금새 내년이 되어 버릴 것 같아, 어제 쓴 글은 버리고 오늘 다시 시작하는 중이기도 하다. 


크게 밀린 숙제하는 셈 치고 시작하는 여행 이야기'들'이라지만, 내가 스스로 비행기표를 끊어 본 것이 사실은 재작년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시작하여 한 해에 한 번씩 가게 된 것이 2년 째, 근래 몇 달 간 굉장히 바쁘게 일하다가 찾아온 여유 속에서 올해에도 어딘가를 게획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가고 싶은 건 아니지만 가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가 보지 못한 곳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니까. 빡빡했던 20대에 비해 삶에 조금이나마 여유가 생겼으니 이젠 '여행'을 편하게 생각하고 억지로라도 부지런히 다녀야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은 하게 되었지만서도 여전히 오랫동안 몸에 진하게 밴 습성 때문인지 여행을 결정하는 것이 나에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도 잘 쉬는 방법, 영감을 얻는 방법들에 익숙해져 있기에. 그래서 당장 여행을 결정하기보다는 지난 여행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그러면 맘 속 어디선가 설레임과 호기심의 갈망이 툭 튀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별 거 아니면서도 거창하게 시작하는 이야기 하나. 그래도 지난 겨울 이렇게 블로그를 새로 디자인해놓고 6개월을 이 상태로 버려두었었는데, 이 정도 거창함으로 시작해야 남은 반 년을 더 이상의 '미루기' 없이 이야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내 블로그, 정말 오랜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