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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

상하이 day 2-2. 타이캉루 티엔즈팡 & 패키지에 반한 나이라오 전문점 BOJOO DESSERT 宝珠奶酪


상하이 다녀온 지 1주년이 되기 전에 서둘러 여행기를 마쳐야겠다 싶어 무리하게 밤마다 조금씩 사진을 골라 정리하고 있다. 고작 2박 3일 여행기 쓰는 것이 이렇게 기나긴 여정이 될 줄이야! 


상하이 2일째. 오전에 호텔 조식을 먹고, 정대광장을 후딱 다녀온 후 다시 호텔로 돌아와 싹 씻고 나온 참이다. 이 빠듯한 일정은 모두 택시만을 이용해 움직였기에 가능한 일정이었다. 한국보다 택시비가 많이 저렴했고, 호텔에서 출발할 때는 벨보이가 택시를 잡아 주었고 돌아올 때는 주소가 씌인 호텔 카드를 보여주고 이동했기 때문에 소통의 문제도 없었다. 





타이캉루에 도착했다. '한국의 인사동' 스러운 곳이라고 했는데 비슷할까나...





큰 길가엔 규모있는 상점과 체인점 카페들이 많았고, 작은 골목골목 있는 가게들을 둘러기 시작하니 왜 인사동이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벽에 붙은 타이캉루 지도. 





어떤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가게 뒷편의 풍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화원 뒷편인 듯한 이 골목에선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얘야 안녕? 





상하이 레이디 - 상해여인 화장품 가게. 처음 보았을 땐 오 뭔가 사야겠다 싶었는데, 왠지 사면 하나도 안 쓸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왔다. 그걸 감안하고 사기엔 패키지가 내 스타일도 아니어서. 순간의 눈요기만 하기로! 나중에 이 가게를 나서서도 비슷한 그림을 메인 이미지로 가진 상해여인 샵이 여러 군데 있었다. 





상해언니들 샵들 중 어느 곳인가의 디스플레이. 상해여인 크림의 역사를 보여주는 작은 진열장이었다. 


 



티하우스 매장에서는 갑자기 홀린 듯 관광객 모드가 되어 티 패키지를 샀다. 





이 가게의 현란한 그래픽 패턴에 홀려 관광객 모드가 되었었나보다. 심플한 패키지들도 있었는데 그 쪽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오로지 틴케이스 겉면의 무늬를 보고 패키지를 구성해서 구입. 




인사동마냥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싸구려 장식품이나 조악한 공예품을 파는 가게가 굉장히 많았던 타이캉루지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아주 세련되고 멋진 편집샵도 있었다. 이렇게 귀여운 도자기 아기도 있고, 카페를 겸한 곳이었어서 마음이 절로 향하는 곳이었네. 하지만 점심 먹어야 해서 그냥 나왔다. 





찌는듯한 더위와 곧 비가 올 것 같은 습기찬 날씨에 이 만두집은 뜨거운 김을 가득 날리며 만두를 빚어내고 있었다. 보기엔 예쁘지만 맛은 없을 것 같은 화려한 만두가게.  





공산당 소녀는 잠시 한쪽 손도 떨군 채 분홍 원피스 아가씨를 부러운 듯 바라보고. 








비가 올 것처럼 습하더니 이내 세차게 비가 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점심을 먹으려던 곳에 딱 알맞게 도착했다. 여기는 상하이 타이캉루 코뮨 Kommune . 





코뮨의 내부. 밥을 먹기도 하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기도 하는 사람들 틈에 앉았다. 





메뉴판을 받고 나니 비 오는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우리는 주문을 한 후, 밖으로 자리를 옮겼다. 





비가 점점 세차게 온다. 수박쥬스를 먹으며 세찬 비를 구경하고 있자니 무릎 아래에서 모기들이 나를 잔뜩 무는 것이 느껴졌다. 이 날 물린 곳은 모기 알러지가 되어 이후에도 한동안 가라앉지 않아 나를 성가시게 했다. 





각자 시킨 버거세트가 나왔다. 맛있겠다. 갑자기 비도 오고, 아침부터 움직여서인지 둘 다 조금 지쳐 있었던 참이었다. 버거를 먹으며 비가 조금 잦아들 때를 기다려 가게를 나섰다. 




이제 또 이동.



일회권을 사서 지하철을 타고. 





상하이 IFC몰로 온 우리. 시티슈퍼 로고를 보고 홀린듯이 들어선 정현언니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뭘 사려는지 모르겠지만 마트 매니아답게(!) 어느새 자연스럽게 카트를 끌고 있었다. 사실 아침에 정대광장 로투스 마트에서 한가득 장을 보았기 때문에 딱히 뭘 사진 않았다. 




외제 물건들로 가득한 이 마트에 페이퍼아트 모티브로 만든 조명이 중국스럽게 느껴져서 좋았다. 




시티슈퍼를 한바퀴 구경한 후 다시 IFC몰을 돌아다녀 보았다. 



상하이 어딜 가나 마주치게 되는 바나나우유 팝업스토어. 여기에도 있네. 





간식거리로 가득한 이곳에서 이제 간식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뭘 먹을지 고민하며 걸어다니던 와중이었다. 뭔가 '예쁜 것 같은' 그래픽들이 보여서 또 홀린듯이 가게로 들어섰다. 



와, 한자 외에는 아무것도 씌여 있지 않아서 이게 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림을 보니 요거트 같은 것이 아닐까 싶었고 직원들 모두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가게, 그래픽들이 아주아주 맘에 들었다. 전반적으로 디자인이 일본스럽게도 느껴졌지만 맘에 든다! 





대체 'Nai lao' 라고만 씌인 이 음식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와중, 물건을 정리하는 직원분의 옷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 가게 유니폼일세. 





가게 한 켠에서는 이 옷을 판매하고 있다. 





옷을 걸어 둔 바의 색상까지 맞춘 것이 센스있어 보여 한번 더 보게 되었다. 이 정도면 이 음식 뭔지 몰라도 꼭 먹고 가야겠다. 이 가게에 들어서기 전까지 우린 또 둘 다 체력고갈 상태에 다다라 있었는데, 예쁜 디자인 보고 다시 기력을 얻어 열심히 구경과 구매 모드로. 





Nai lao 가 대체 뭘까, 물어봐도 말이 통하지 않아 모르는 채로 먹으면서 검색을 해 보니 소나 양젖을 발효시켜 만든 요구르트라고 한다. 100% 정확하지 않다. 일단 패키지만 보고 각자의 '나이 라오'와 토핑을 골랐다. 




가게 카운터도 예쁘고 작은 가게지만 곳곳에 신경쓴 구석이 역력하다. 이곳 이름은 BOJOO DESSERT(宝珠奶酪). 





옷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패턴 원단으로 이렇게 가방도 만들었고 예쁜 쇼핑백도 만들었네. 예쁘다예쁘다 하니 쇼핑백도 하나 주었고, 나는 기본 나이라오와 용과와 망고 토핑을 함께 골랐다. 




정현언니는 언니대로 또 다른 패키지의 나이라오를 골랐고, 각자의 나이라오에 토핑들을 섞어 먹으면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요거트의 맛은 아니었고, 순두부를 먹는 것 같은 질감인데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아주 애매한 맛이었다. 토핑을 잘못 골랐을까? 





맛이 어떻든 뭐, 패키지가 예쁘므로 이 컵은 깨끗이 닦아서 챙겨 가기로 한다. 




그런데 평소의 나와는 달리 계속 지치고 피곤한 것이, 아무래도 오후 내내 컨디션이 좋지가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첫날 호텔방 에어컨 3대 틀어놓고 여름 추위를 마음껏 누린 탓에 감기가 온 것 같다. 마지막 힘을 내어 또 걸어 본다. 




신제품 행사중이던 샤넬 코스메틱 매장에 들어섰는데 마침 우리가 저 매장에서 매니큐어를 바른 듯 색깔이 딱 맞더라. 이거 한국에서 바르고 온 거에요. 피곤하니까 1층을 후딱 구경하고 IFC몰을 나오니 새롭게 펼쳐진 난징동루의 밤풍경에 다시 조금 흥분. 




네온사인 가득한 이 거리를 중간쯤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엠앤엠 월드에 들어섰다. 커다란 매장 앞에서 관광객의 흥분모드가 또다시 충전됨. 





이렇게 로컬스러운 디자인이 가장 앞에 나와 있어서 좋았다. 중국엠앤엠답고 좋잖아...  




오 대나무와 엠앤엠 돌탑도 센스.  마음에 든다! 





하지만 정작 엠앤엠 디스펜서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전 쇼핑언니를 고르겠어요. 분명히 내가 여중생 시절 즈음 생각한 나의 삼십대 모습 이거였던 것 같은데... ㅠ_ㅠ 





엠앤엠 양말들의 옆모습도 너무 귀엽고 재밌잖아! 사랑스러운 부분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섹션은 이 홍등 섹션. 중국의 로컬 분위기가 많이 섞여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던 엠앤엠즈. 엠앤엠즈에 이어서 방문했던 허쉬 초콜렛 스토어는 엠앤엠에 비해 덜 재미있었고 예쁜 틴 패키지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 





난징동루에서 맞는 둘째날 밤이다. 7시쯤 되어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우리 둘 다 녹초가 되어서 그런가, 어째 눈앞의 신세계 백화점 풍경이 이글이글 지옥문처럼 보인다. 나는 감기기운이 심해졌고, 정현언니도 매우 지쳐서 우리는 급히 택시를 잡아타고 호텔로 향했다. 



 


세상 제일 편안한 호텔에 왔다. 에어컨 틀어놓고 누우니 절로 노곤노곤 침대에 몸이 합쳐져 간다. 잠깐만 누워 있다가 회복되면 다시 나가서 호텔 근처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고 와야지, 생각했었는데 어느 새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떴는데 밤 12시였다. 


그렇게 상하이의 두번째 밤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