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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

상하이 the day after. 여행 그 후


2016년 8월 상하이 여행 그 후의 작은 기록들. 


연초부터 밤을 지새면서 일을 많이 했어도 한 번도 아픈 적 없이 상반기를 보내다 8월을 맞았는데, 고작 2박3일의 여행을 다녀와서 큰 감기로 며칠을 앓았다. 알러지 하나 없이 잘 살다가 갑자기 모기 알러지도 얻은 탓에 참기 힘든 간지러움과 열, 감기로 괴로운 며칠을 보냈다.





내가 먼저 돌아온 후, 가족들과 여행을 며칠 더 즐기다 돌아온 정현언니를 만났더니 이런 선물을 받았다. 조카와 함께 방문했다는 신천지의 스타벅스에서 발견한 가방이라며! 게다가 인화된 상하이 사진도 함께라니, 참 사랑스러운 선물이다. 





상하이 스타벅스의 이 특이한 투웨이백은 한쪽엔 신천지 스타벅스 건물 드로잉이 프린트되어 있고, 뒤집으면 이렇게 주머니가 있는 갈색 가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 갈색면의 주머니들은 안쪽면으로 사용할 때 더 유용하겠지. 그냥 일반적인 주머니나 지퍼 형태가 아니라, 딱 텀블러를 넣기 좋도록 저렇게 고무줄이 들어간 주머니 디테일이 재미있는 가방이다. 






오리미 매장 장식으로 사용하시라고 선물한 미니 육각 자개함. 빛을 받으면 몇 배는 더 예뻐지는 이 자그마한 자개함은, 공항에서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눈을 빛내며 구경한 덕에 건진 기념품. 






오리미의 아름다운 꽃꽃이 화병 옆에 놓인 자그마한 미니어처 병들은 상하이 예원 상점가에서 구입했었던 것들이다. 뜬금없는 녹색 요강(?)은 덤으로 받은 것. 너무 유치한 디자인의 도자기 종을 덤으로 주려고 하기에 차라리 저걸 달라고 했다... 






이 미니 정사각 자개함은 내 것. 왠지 선물한 직사각 자개함이 더 예뻐 보이는 것은 사진 탓일까... 







여행 이야기 나눌 때 가장 눈이 빛나는 친구와 만나 이야기보따리를 즐겁게 풀어놓고 나누었다. 광화문을 한참 걷다가 폴바셋에서 맥주를 한 잔씩 하며 상하이발 선물 증정식을 가졌다. 상하이에서 친구를 생각하며 산 몇몇 물건들을 선물로 주었더니, 친구는 중국 물건을 직구해봤는데, 내 생각이 나서 하나 더 샀다는 귀여운 선물을 내게 건넸다. 





중국에서 인터넷으로 살 게 있니? 하면서 받았는데, 센스있게도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키치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의 물건을 찾아 구매한 친구. YIZI라는 브랜드의 동전지갑이다. 친구가 산 파우치와 핸드백도 무척 귀여웠다. 이렇게 각자의 중국 선물을 주고받았던 8월의 어느 날. 






사탕을 그대로 몇십 배 뻥튀기한 듯한 패키지가 재미있어서 구매한 화이트래빗 밀크캔디. 비닐을 뜯으면 통 속엔 이 모양 그대로의 캔디들이 들어 있다. 맛은 어릴 때 먹던 '유가' 사탕같은 맛. 





위의 화이트래빗 밀크캔디의 현대화된 버전 같았던, 같은 캔디 다른 패키지. 마치 시골 사탕이 서울 와서 새옷입고 둔갑한 모습 같은데, 선물로 주면서 나도 옆에서 같이 뜯어 보니 내용물은 동일한 사탕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원 상점가의 피영 가게에서 산 두개 중 하나. 사실 지금 봐도 이 뱀 두마리는 왜 샀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뱀과는 관련도 없고 이 색상도 좋아하지 않는데 왜 골랐을까? 뭐, 언젠가 쓰일 일이 있겠지. 






상하이에 다녀온 후 나의 일상을 파괴한 일상파괴물, 랑야방. 54회나 되는 거대한 드라마에 유치한 신파장면 없이도 세세하고 애절한 감정선을 세련되게 풀어가던 훌륭한 드라마였다. 처음 보는 중국 드라마인지라 아무래도 1화는 쉽게 적응되지 않았지만, 1화의 벽을 넘고 나면! 시대를 섞어 멋지게 풀어낸 고증과 세밀하게 준비된 화면구성에 눈이 호강한다. 중국스러운 더빙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며 절반을 지나면 배우들에게 흠뻑 빠져 있더라. 종주님! 정왕덴샤!! 


지하철도 아니고 기차타고 천안가던 길에 랑야방 보다가... 천안역에서 제때 못 내리고 한 정거장을 더 가서야 내리기도 했던 작년 이맘 때. 






이 사진은 지금, 2017년의 7월 마지막날에 찍은 것. 상하이에 다녀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책상 앞 선반에 놓여진 추억들. 

예원 상점가에서 샀던 청화백자st 주병은 책장 속 나의 칭따오들 옆자리에. 그 아래에 있는 피영도 상하이 예원에서 산 것. 뱀 두마리 피영은 왜 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 검은사람 피영은 아주 마음에 쏙 든다. 이 검은 사람으로 두개 샀어야 한다고 그때의 나를 조금 나무라 본다. 


이렇게 하나 둘 내 여행의 흔적이 담긴 물건들이 내 공간을 색다른 공기로 채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