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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

베이징 day1-1. 먼지로 가득해도 즐거운 여행, 왕푸징에서의 여행 첫날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이었던 2017년 1월에 떠나게 된 베이징 여행.

여행의 목적은 단순하게도 지난 번 상하이 여행 때 받아 두었던 더블비자 만료일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비자를 날려 버리면 돈이 아까우니까 여행을 가자, 라는 모순된 이유로 또다시 일주일 전에 표를 끊고 떠나게 된 베이징. 그리하여 나의 상하이 여행메이트였던 #어나더언니와 이번에도 중국여행을 함께하게 되었다. 


그 일주일 사이, 떠나는 날이 다가올 수록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심하다는 뉴스가 이어졌으나 뭐. 크게 신경쓰지 않고 각자 마스크를 한 개씩 챙겨 가기로. 




100엔 지갑에 100엔들 넣어 떠날 준비 완료. 


이 100엔 지갑은 몇년 전 함께 상하이 여행을 가려고 비자까지 다 받아 놓고 나만 못 갔을 때 #어나더언니에게 선물받은 것인데, 몇 년이 지나고 결국 언니와 상하이도 가고, 베이징도 함께 가게 되었다. 그런 인연인가 보다. 중국을 함께 여행할 인연...




이번엔 김포공항을 통해서 출국했다. 구경할 것 하나 없었던 김포공항에서 유일하게 감탄했던 것은 이 '달항아리' 설치작품인데, 막상 작품을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 이건 달항아리 작품 아래에 모니터가 우리 모습을 달항아리의 표면 기법과 비슷하게 픽셀화 시켜주는 영상. 어쨌든 우린 신났다. 




중국 북경 수도공항에 도착했다. 직원 한 명이 앉아 있던 커다란 인포데스크. 

우리는 당시에 함께 시작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담고 떠나왔는데, 이곳에서 이 인포데스크를 발견하면서 그 아이디어의 비주얼이 매우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놀러 온 보람이 있다. 




공항 안내데스크에서 호텔 근처로 가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을 물어 찾았다. 버스로 가는 방법을 추천해 준 공항 직원분. 




버스표를 사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이 때만 해도 나 아직 꽃무늬 캐리어 버리지 못했었구나... 2006년쯤 구입한 미치코런던 캐리어...10년 쓰고 드디어 올해 벗어난 나의 꽃무늬 캐리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뭔가 이상했다. 주변에 우리처럼 뭔가 갸웃갸웃 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언가를 확인하고 다시 공항으로 들어가길래 불안해져서 안내데스크에 가서 물어보니 우리가 탈 버스가 오려면 아직 한참이나 더 남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공기도 안 좋은데 실내로 들어가야죠. 




공항 안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 잔 하기로 했다. 중국스러운 이 안내 '줄' 마음에 든다. 




언제나 익숙한 맛의 커피를 한 잔씩 하면서 버스가 올 시간을 기다렸다. 닭의 해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 않았기에 중국버전 스타벅스 닭 굿즈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다 마시지 않은 커피를 들고 버스에 탑승했다. 




뿌옇디 뿌연 북경하늘 아래를 달려 도심으로 향하는 중. 이 정도면 안개 수준인데! 



공항 안내소 직원이 추천해 준 코스는 매우 정확. 딱 우리가 묵을 호텔 건너편에서 내렸다. 저기에요 저기! 




우리가 2박 3일간 묵을 호텔은 이곳. 실제로 보니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더 기대가득. 유럽식 어느 호텔을 그대로 옮겨(베껴...)온 것만 같은 이미지의 '레전데일 호텔 베이징 (Legendale Hotel Beijing).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선 객실. 벌써부터 밤이 기대된다. 호사스러운 침대와 욕실 봐. 




어딘지 모르게 살짝 졸부 느낌 & 유럽식을 모사하려고 아주 많이 애쓴 흔적이 보여지는 호사스러움, 그게 딱 중국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었다. 그래서 마음에 들었고! 호텔 이야기는 곧 다시 자세히... 지금은 빨리 밖에 나가서 놀아야 한다. 배고픔. 




지금 스타벅스 커피 한 잔 먹은 것 말고는 먹은 게 없는 오후가 되어 버렸다. 배도 고프고, 얼른 호텔을 나섰다. 




우리가 묵는 레전데일 호텔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페닌슐라 호텔이 있다. 북경에 있는 동안 큰 건물 위에 기와를 얹은 건축물을 많이 보았는데, 이 페닌슐라 호텔이 그 중 가장 괜찮았다. 건물과 기와의 조합이란 참...어울리기 힘든 것이지만, 그 조합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나쁘지 않고 중국스러운 이미지도 잃지 않은 비주얼이었다. 




호텔에서 나오면서 이미 우리는 긴장감을 잃고, 마스크 따위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한 채 왕푸징을 향해 신나게 걷는다.




왕푸징 가는 길에 본 택배 자전거. 




그리고 곧 왕푸징 거리에 도착했다. 북경에 한 번 와 보았던 나도 왕푸징이 오랜만, 정현 언니도 오랜만이라고. 



왕푸징 거리에 들어서자 꽃길이 펼쳐졌다. 정말 중국 꽃길이다. 





꽃길을 걷다 보면 나오는 파란 벽 길도 있고. 거리가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하다. 왕푸징 거리엔 밤에 와 본 것이 전부라, 새삼 꽤 달라졌다 느껴졌다. 분명히 이 거리 중간에 명동처럼 포장마차 꼬치길이 펼쳐져 있었던 것 같은데... 





꼬치를 먹는 사람들이 인상깊어 찍은 한 컷. 그 많은 꼬치 노점들이 다 어디로 갔나 했는데, 저곳으로 모두 이동했나 보다. 궁금하지만 일단 배 고픈 게 우선이라, 저기는 이따 구경할랜다. 




깡통 하나, 비닐봉지 하나 없는 깨끗한 거리가 되었지만 공기만큼은 어쩔 수 없는 뿌연 베이징. 

이 거리에서 식욕을 자극하는 점심식사 장소를 찾는 건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왕푸징 거리 초입에 있는 apm 건물로 들어가기로 했다.





apm건물을 오르다 눈에 띄어 이곳에서 요기를 하기로 했다. 읽을 수 있는 유일한 글자 몇 개를 보니 우육면 전문점인 듯. (우육면 먹어본 적은 없었으나...) 





반찬으로 주문한 미역피클과 오이피클. 그리고 중국의 코카콜라! 이제 배가 정말 정말 고파서 일단 피클부터 먹는다.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나왔으나, 기대한 맛이 아니라 실망이 컸던 두 그릇의 우육면들. 그래도 고픈 배를 채울 만큼 맛있게 먹고, 3분의 1쯤은 남긴 것 같다. 하나는 너무 짜고, 하나는 너무 싱거운 맛이었다. 하지만 '우육면' 말고는 하나도 읽을 수 없던 메뉴들 사이에서 제대로 주문한 게 어디냐며. 배고픔을 처리했으니 일단 성공인 것으로. 





apm 쇼핑몰 1층 H&M의 세일코너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한 정현언니. 닭의 해에 알맞는 위트가득 니트잖아. 언니에게 어울리는 옷에 가격도 아주 저렴하였으나 맞는 사이즈가 없어 포기. 




북경에서도 만나게 되는 이니스프리의 중국 한정 상품. 이거 좀 탐나잖아! 했는데, 그때 살 걸 그랬나 하고 아쉬워졌던 중국판 '마이쿠션'. 





유독 한국 브랜드 매장으로 가득했던 apm쇼핑몰에서 한참을 놀다 나오니 뿌옇던 하늘이 새카매졌다. 



낮에 가보지 않았던 왕푸징 꼬치거리를 탐험할 차례. 이곳은 밤에 구경해야 즐거운 곳이라고 얘기하는 듯, 낮보다 훨씬 기대감을 갖게 되는 입구 풍경. 




그래, 옛날에 거리 중간에 있었던 그 꼬치들이 다 이곳에 들어와 있구나. 징그러운 내용물들은 여전한데, 뭔가 그 옛날과는 달리 약간의 데코와 진열 방법들을 달리한 풍경들이었다. 내가 다녀갔던 게 오래되기도 했지만, 이 정도면 대대적으로 크게 변화한 모습. 




폭죽처럼 터지는 사과들 같은, 사과 꼬치 가게. 




맛있는 것도... 너무 많으면 징그럽다는 걸 보여주는 군밤 가게. 




우리나라 인사동이 그리 되었듯 이곳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인도를 끼얹은 느낌, 중국에 페루를 끼얹은 그런 물건들로 가득한 기념품 가게... 




중국에 베트남과 폴 프랭크를 섞어버린 그런 느낌이랄까. 문화의 혼합... 




마오쩌둥 포스터 아래에 놓인 보온병과 주전자 세트 맘에 드네.




가공된 물건의 원재료를 가감없이 보여 주는 디스플레이...아아.  




먹거리가 가득한 이곳이었지만, 향신료 냄새도 너무 강하게 맴돌고 무엇보다 징그러운 것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일까. 뭔가 먹어 볼까 했지만, 그다지 식욕이 돌지 않아 (식사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연했을지도...) 먹는 건 그만두기로. 



붉은 조명으로 가득찬 꼬치거리를 구경 구경. 흥미진진 즐거웠다. 




언니는 이곳에서 중국 공주마마 머리띠를 구매했다. 




나도 왕푸징 거리 앞에서 셰셰. 




낮에 빨갰던 꽃길 밤에도 빨갛다. 




저녁을 먹기 위해 우리는 또다시 apm 쇼핑몰로 들어왔다. 낮에 왔을 때 찍어 둔 그 집. 



이곳은 특이하게 생긴 화로에 훠궈를 해 먹는 풍경이 인상깊어 오자고 했던 곳. 동라이슌 (dong lai shun). 




주문하기 편리한 사진 메뉴판. 화로를 위에서 찍은 사진들로, 국물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 지 곧바로 알 수 있게 해 두었다. 





두근두근 고기 주문. 




저 화로에 먹어보고 싶었다. 화로에 담긴 국물과 주문한 고기, 야채 말고는 다른 찬거리나 다양한 소스가 있는 건 아니었다. 메인 음식이 나오면서 후식까지 전부 나왔다. 




화로 속 육수가 끓으면서 점점 더워지고... 왠지 나른해진다. 




화로의 열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반팔까지 등장. 추운 날씨에 고기와 국물 식사는 저녁으로 훌륭했다.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였다. 동 라이 슌. 




호텔로 돌아가기 전, 근처 슈퍼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들을 사서 돌아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상하게도 가는 데마다 변변치 않은 슈퍼들만 가득. 그 중 제일 나아 보이는 곳에서 물과, 물만 샀다... 



양말도 기본이 빨간색인가요. 



원색적인 빵 포장. 빈티지하다. 



같은 회사의 빵들인 모양. 색들이 아주 그냥! 



우리는 내일 아침에 만리장성 투어를 갈 예정이라 과일이나 간식들을 좀 사고 싶었는데, 정말이지 물 말고는 살 게 없어서 슬펐다.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근처에서 사자고 위안을 하며 호텔로 향했다. 



또 페닌슐라 호텔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페닌슐라 호텔 1층을 구경하고 가기로. 입구의 대리석 조각 봐. 




각자 다른 문양의 대리석 조각이 서로를 마주하고 있던 입구 풍경. 



실제로 이러하던 로비의 풍경. 조용한 호텔의 1층을 슬그머니 구경하고 나왔다. 




우리는 우리의 호텔에 돌아갈 시간. 레전데일 호텔의 건너편에는 훨씬 더 큰 건물의 리젠트 호텔이 위치. 두 호텔이 마주보고 있는 풍경이 인상적인데, 시간이 되면 리젠트 호텔도 구경가자고 이야기를 나누며 호텔로 들어섰다. 



밤에 들어선 우리 방. 창 밖으로 다른 객실들이 보이는 풍경도 인상적이다. 객실이 사람들로 가득했으면 싫었겠지만... 거의 빈 것 같았던. 



이 호텔에는 사우나가 있다. 저녁으로 뜨뜻한 국물에 고기도 먹었으니,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 우리는 사우나에 가기로 했다. 




흥미진진 베이징 레전데일 호텔 이야기는 다음 글로 다시 할 예정이지만. 맛보기로 올리는 #어나더언니 의 고프로 영상. 사우나를 마치고 돌아와 내일 만리장성에 갈 채비를 하며 마무리한 우리의 베이징 첫날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