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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

상하이 day 1-3. 이니스프리 상하이 쿠션갤러리 행사와 개구리 저녁


상하이 첫째날의 저녁엔 우리가 작업했던 마이쿠션ATM 작업이 공개되는 이니스프리 마이쿠션 출시겸 쿠션갤러리 행사에 참석하는 일정.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행사가 열린다는 미술관으로 향했다. 




깜짝이야. 이렇게 큰 미술관인지 몰랐네... 여기는 엑스포가 열리기도 했던 상하이 21세기 민생현대미술관 (21st Century Minsheng Art Museum).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 미술관의 전시실 하나를 빌렸나 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통째로. 





미술관 입구에서 그동안 우리와 수없이 연락하며 중국어 프로그램을 체크하고 테스트했던 이니스프리 중국 직원분을 만났다. 수많은 카톡 대화 끝에 만난 인터넷 친구 느낌! 





1층부터 바로 시작되는 전시는 이니스프리 제품 중 '쿠션'에 대한 정보와 기록으로 시작한다. 이 미술관, 겉은 그렇게 으리으리한데 내부 바닥이 장판. 왜죠... 




둘레길마냥 건물을 돌며 이어지는 전시 중간중간엔 초청된 블로거들이 영상을 찍는 모습을 심심찮게 봤는데, 마치 전문 방송인같은 이 여자분은 아예 이니스프리 관계자를 인터뷰 중. 마이크는 방송용인데, 마이크의 선이 연결된 촬영장비는...! 



다른 전시들을 흩어 보며, 일단 우리가 작업한 걸 확인하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직진. 



아아. 여기 있구나. 3D 시뮬레이션으로만 확인했던 구조물이 이렇게 번듯하게 만들어져 있다. 가로수길 마이쿠션 ATM 을 실내 버젼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이랄까. 




우리는 이 시설을 직접 디자인한 건 아니고, 중국 여러 도시에서 진행할 것을 대비하여 공간 디자인 매뉴얼을 제작했고 그걸 충실히 따른 작업인 것이다. 작은 아이콘이며 점 하나까지 훌륭하게 따라 주었다. ATM 글자의 간격을 세밀하게 신경쓰지 않은 것만 빼면 만족. 매우 만족. 




이번에 내가 디자인한 것은 바로 요거. 중국어로 변환시킨 마이쿠션ATM 프로그램. 오류 없이 잘 설치된 모습을 보니 또 만족. 




수없이 해 본 프로그램이지만 현장에서 또 해 봐야지. 





중국어 멘트도 모두 한국에서 우리가 작업해서 보냈다. 너무 빨리 선택해 버린 탓에 순식간에 훅 지나가지만, 그래도 사진으로 느낄 수 없는 현장감에 만족. 셰셰.  





가로수길 버젼을 그대로 중국어화 시킨 벽면 그래픽도 매뉴얼대로 잘 실천해 주었다. 





마이쿠션 ATM 포장재 역시도 모두 매뉴얼대로. 중국어로 표기가 바뀌면서 이름이 길어진 탓에 타입이 주는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역시 한국어 버젼이 가장 예뻤지. (한국어 버젼은 상하이 day 1-1. 에서 구경)





미술관 자체의 규모가 큰 만큼 마이쿠션ATM 뿐만이 아니라 정말 다양한 섹션들을 준비했다. 맞추지 않았는데 어쩜 냉정과 열정사이마냥 입고 와 버린 우리. 새빨간 정현 언니와 커다란 짐가방의 프로 블로거 같은 나. 그러나 지금 사진도 올리고 동영상도 올리니 블로거 맞지... 





가로수길 팝업스토어에 설치했던 미디어아트 작업을 마치 평면작업으로 재해석한 느낌이 드는 작업. 설치해둔 작업 중에 제일 좋았다. 




쿠션이 주렁주렁 열린 나무는 좀 그랬지만... 쿠션 디자인이 100가지나 있는 탓에 문양과 색상을 활용한 다양한 그래픽 작업들을 벽면마다 설치하여 포토월처럼 사용했다. 




전시장에 사람이 없는 이유는 모두 여기 모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애플 신제품 발표현장에라도 온 것 같은 이 풍경.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기가 제공되었다. 그리고 정말 놀랐던 건 중국 인플루엔서들의 촬영 풍경이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동영상 촬영이고, 쉴새없이 이야기를 하며 라이브영상을 방송하고 있었다. 촬영기사가 따로 붙은 사람들도 많았고 다들 자기 할 얘기만 하는 것이 아주 진풍경이었다. 




다들 자기 얼굴만 찍으며 촬영하던 와중에 행사가 시작되었다. 입구에서 인터뷰하던 그 분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니스프리 마이쿠션의 출시에 대한 설명과 제품 소개 중. 발표자 뒤의 쿠션 커버 모형 3개는 뭔가 영상에 사용되는 걸까, 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활용되었다.  




이니스프리 한국인 임원분으로 발표자가 바뀌고, 한국에서 열렸던 마이쿠션 행사를 소개하는 중. 이거 우리가 했어요 뿌듯. 





한 귀로는 발표되는 내용을 들으면서 전부 라이브 방송에 바빴던 사람들이 모두 카메라의 방향을 돌렸다. 




소녀시대 윤아가 등장했기 때문. 이 순간만큼은 다들 카메라의 방향을 자기 얼굴로 비추지 않더라. 능숙한 중국어로 대화에 응하던 모습. 자신이 가장 마음에 드는 쿠션디자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큰 행사장이었다. 마치 패션쇼장을 방불케 하는. 그런데 윤아가 퇴장하고 나자 정말로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마이쿠션 커버 디자인과 맞춘 패션 룩으로 등장한 모델들 손엔 모두 디자인이 다른 마이쿠션이 하나씩. 이야기하고자 하는 컨셉을 바로 현실화시켜서 보여준 듯 했다. 재미있게도 배경음은 모두 한국 가요.




이건 영상으로 보지 않으면 아쉬우니깐. 



패션쇼까지 모두 마치고 다시 전시장으로 나오자 또다른 진풍경이 펼쳐졌다. 


세상에. 이 어마어마한 인파. 우리가 만든 걸 이렇게 줄 서서 보려고 하는 풍경에 감격스럽다. 




서울에서의 행사와 마찬가지로 도우미 직원분들도 배치. 




왁다글 닥다글한 이 풍경 사랑스러우니까 한번 더 보고. 




모두들 신났어요. 





모든 것이 수월하게 돌아가는 것을 본 우리도 마음의 평화를 얻어 전시를 즐기기 시작. 표정만 인자하고 어색하기 그지 없는 나의 마이쿠션 포즈.  




찰떡같은 대비를 보여주는 초록바탕 앞에 선 새빨간 정현언니. 




중국 마이쿠션ATM을 담당한 두 분이 업무를 정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오늘을 기념하며 갤러리 입구 천장에 설치된 거울 포토존에서 기념 컷을. 




밤에 더 새파랗게 빛나는 민생현대미술관. 이 행사는 이날부터 아마 6~7일 정도 한다고 했었던 것 같다.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왔다. 두 담당자가 추천하는 곳이자 저녁 예약을 해 둔 곳이라고 했는데, 어디인지 기억 못 함. 그러나 이 거리 풍경은 매우 만족. 저녁 매우 기대되었으나 우리가 너무 늦은 시간에 온 탓에 예약해 둔 곳은 물론 들어가는 곳 마다 마감시간...




이 집도 맛있는 곳이라고 해서 따라 들어갔다. 어떤 메뉴를 먹게 될 지 모른 채 씩씩하게 향하는 우리. 다행히 식사가 된다고 하여 착석. 




메뉴판을 받고서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무것도 읽을 수 없는 우리가 뭘 시켜야 하냐고 하자 그때서야 말해주었다. 이 집은 황소개구리 전문점이라고. 어쨌든 선택권은 없다. 여기서 먹어야 하니 먹어보지 뭐. 황소개구리. 어릴적에 경동시장에서 파는 거 보고 신기해 했던 그거 내가 먹겠네... 





무난한 비주얼과 완전히 통닭양념맛이라 거부감이 크게 들진 않았다. 실제로 맛도 닭고기 먹는 느낌의 맛인데 좀 미끄덩한 느낌... 개구리라 생각하고 먹어서 그럴까요. 원효대사 해골물처럼 이것이 개구리인 걸 모르고 먹었으면 정말 맛있었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음식. 




이제 좀 개구리 먹는 티 나는 접시. 알고 보니 읽을 수 없어 지나쳤던 저 로고가 달리 보이는 거지. 개구리라고... 




황소개구리 요리 다음엔 중국 여름철의 별미라는 민물가재 '마라롱샤'도 시켰다. 엄청난 비주얼의 외모와는 달리 딱딱한 껍질을 힘들게 까고 꺼낸 속살은 너무도 작았던 너... 조청에 찍어먹는 인절미스러운 떡도 함께 먹었는데 개구리와 마라롱샤에 밀려 비주얼도 맛도 평범하게 기억되는 이름 모를 메뉴. 


언제 다시 또 만날까 싶은 사람들과의 저녁이었는데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메뉴를 경험해서 즐거웠다. 





늦은 시간, 택시를 타고 달려 도착한 호텔 앞 외백도교. 세상에, 정말 멋진 야경이 펼쳐지는구나. 늦은 시간인데도 이 다리엔 우리처럼 관광 온 사람들인지 수많은 인파가 다리를 건너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아까 먹은 마라롱샤 같은 철교. 




밤이라 또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호텔 앞. 찜통같던 더위가 한결 가라앉은 밤거리에 보는 풍경이 색다르다. 




2박3일 중 온전히 놀 수 있는 이틀 중 하루가 가는 것이 아쉬운 상하이의 첫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