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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

상하이 day 2-1. 애스터하우스호텔 조식과 새로운 방, 그리고 정대광장


한달도 아니고 두달이 지난 오늘에야 상하이 둘째날의 이야기를 이어 올리게 되었다. 사진은 다 편집해 놓았었지만 정말 바빴던 탓에 글 쓸 시간이 없었던 지난 두 달. 이번 주에야 일을 마무리하면서 조금씩 여유를 찾다 보니 이 후기 생각이 났다. 


지난 여름의 기억과 더불어 두 달 전에 여행기를 쓰던 기분까지 되살려 다시 이어 쓰는 나의 상하이 둘째 날. 





둘째 날의 아침은 드디어 이 애스터하우스호텔의 조식을 먹어보는 날. 전날 호텔을 둘러보면서 이 피콕 홀을 봤었기에 어떤 스타일로 음식이 차려질지 매우 기대가 되었다. 지난 밤 개구리 먹고 귀가해서 뻗었다가 느즈막히 일어난 우리는 일단 눈꼽만 떼고 모자 눌러쓴 채 피콕 홀로 내려왔다. 





샹들리에에 불이 환하게 켜진 피콕 홀. 





갖가지 장식이 있는 이 피콕 홀은 바로크, 빅토리아 양식 등 다양한 유럽의 건축 양식을 섞어서 지었다고 한다. 천장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홀에 뿌려지는 햇빛이 마치 공작새가 깃털을 펼치고 있는 것과 같다는 피콕 홀(Peacock hall).  





기대했던 대로 굉장히 중국스러운 식사 풍경! 

서양식을 그대로 복제한 홀에서 중국식과 서양식으로 나누어진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 중국식과 양식 메뉴들이 하나하나 세련된 느낌이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옛스러운 정취가 풍기는 음식들이라 재미있게 느껴졌다. 





젓가락을 집어들어야죠. 왼쪽에 놓인 작은 건 이쑤시개. 





그릇을 진열해 둔 것조차 왠지 중국 느낌. 





스팀드 얌... 얌이 뭘까. 뭔가 귀여운 단어다 생각하며 찍어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찐 마' 였던... 





씨리얼을 담아둔 컨테이너 하며, 앞에 놓인 유리그릇들까지 왠지 촌스러운 듯 정감가는 느낌. 





첫술은 각자 두 그릇씩 중국식으로 선택해 보았습니다. 브로콜리 옆에 문제의 '스팀드 얌'도 한 개 가져왔음. 






두번째 그릇은... 양식으로 선택해 보았습니다. 





사진 찍고 놀면서 천천히 식사를 하다 보니 거의 식사시간이 끝날 무렵에야 홀을 나서게 되었다. 



식사 중에 정현언니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는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밖으로 나섰다. 

잠깐의 아침 관광과 마트 구경을 할 겸, 상하이 정대광장에 다녀오기로 한 것. 꾀죄죄한 몰골이라 잠시 고민했지만, 짧은 일정에 알맞는 획기적인 관광코스였다. 택시 요금이 크게 비싸지 않아서 가능한 알찬 관광들. 


호텔 앞에서 바로 택시를 타고 동방명주 근처로 출발. 이거, 택시로 나서는 아침 산책인데? 





동방명주 앞에 왔다. 그림처럼 찍힌 여자아이의 뒷모습. 그러고 보니 넌 맨발이었구나. 






앞서 가는 정현언니. 그나저나 이곳이구나 이곳. 영화 her에 나왔던 그 미래세계 장면들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중국 사람들인 풍경 때문에 아주 '어렴풋이'만 되새길 수 있는 장면들. 





아침인데도 역시 관광지답게 일찍 나선 가족 관광객들이 많았다. 





오늘도 높게 솟은 동방명주. 고양이 세수만 하고 나와서 이런 탁 트인 곳을 구경하고 있자니 묘하다.




그리고 새로 생긴 디즈니스토어가 바로 아래에 있는데 가보지 않을 수가 없지. 





어머 주디 너 참 잘 만들어졌구나. 




나무늘보 친구까지 만들어져 있다. 넥타이와 벨트 디테일... 왠지 방에 두면 저 표정만 봐도 속터질 것 같은 모습의 나무늘보 친구. 





디즈니 성과 함께 상하이의 풍경들이 함께 그려진 계산대 뒤의 그래픽이 좋았다. 




디즈니 스토어를 구경하고 나와 정대광장 쇼핑몰로 이동. '정대광장'이라고 해서 무슨 광장인 줄 알았는데, 쇼핑몰 이름이었다. 





이 쇼핑몰 앞의 사원은 무엇일까... 이건 중국 스타일이 아닌데, 라고 생각했는데 정대광장이 태국계 쇼핑몰이라고 하니 납득이. 





정대광장 쇼핑몰을 한 층 한 층 구경하다가 만난 곳. 티니위니 카페. 티니위니 브랜드 자체에 눈길을 준 것도 정말 오랜만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판 캐스키드슨 같달까. 대체 티니위니가 왜 중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나름 여기에선 확고하게 방향을 잡은 듯. 



패션이나 코스메틱류는 특이한 것이 없어서 그냥 신속하게 둘러보고 지하의 LOTUS 마트로 내려왔다.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은 사과들. 발사되기 직전의 사과들인가요. 





연밥을 이렇게도 파는구나. 




하지만 연밥따위 이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날 로투스 마트에서 본 것 중 최강은 바로 이것. 



세상에. 이건... 이걸 만들어서 팔다니 충격이었다. 틀을 이용해 과일을 원하는 모양으로 자라게 할 수 있는 건 알았지만 하필 이 모양일 줄이야! 인삼과잖아! 정말 중국만이 할 수 있는 과일 컨텐츠였다. 나도 손오공 느낌 낼 수 있나요... 





이상하게 비웃는 저 얼굴과 머리 꼬랑지 징그러운데 왠지 보게 되는 그런 모양의 인삼과. (사 볼까 고민했지만 정말로 맛없어 보여서 안 샀다) 






바나나 우유 팩으로도 있고요. 상하이의 왠만한 큰 마트엔 한국 식품 가득하고 바나나 우유 꼭 있고. 





중국스러운 면 포장. 




익살맞은 남자아이가 그려진 병도 귀여워서 하나 사 보았다. 





마트에서 원래 사려던 음식들 포함 갑자기 기념품을 사게 된 우리의 장바구니. 정대광장에 마치 햄버거 사러 온 사람들마냥. 햄버거의 정체는 포스팅 가장 마무리에-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다시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로 돌아오니 대략 1시경. 서둘러 짐을 대강 캐리어에 쑤셔넣은 뒤 (곧 다시 열 것이므로!) 방을 옮겨야 한다. 어제는 강제 업그레이드 당한 덕분에 스위트 룸에서 잤지만, 오늘은 우리가 묵고 싶어했던 '녹색 방'으로 옮기기로 했다. 




우리가 예약한 '리차드 패밀리 룸(Richard Family Room)'은 3층에. 붉은 무늬 가득한 카펫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던 바로 그 복도에 그 방이 있다. 





322호 리처드 패밀리룸. 예약할 당시 사진에서 보았던 인테리어 구조 그대로인 곳으로 방을 배정해 주었다. 확인차 같은 리처드 패밀리룸을 더 보여주었는데, 벽지와 가구는 같지만 방 구조나 가구 배치가 다르기도 하더라. 

 




첫날의 방 보다 300% 마음에 드는 방이었다! 박찬욱 감동 영화 속 배경에 등장할 것만 같은 화려한 벽지와 짙은 빨강의 침대, 정말 시원하게 높은 천장. 방이 마음에 들어서 밖에 나가기가 싫어질 정도. 




복도와 방 구분이 있던 스위트룸과 달리 아주 커다란 원룸같이 뜷린 방이었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그림까지 딱 마음에 든다. 지난 밤의 스위트룸 기억이 흐릿하게 지워지고 이 방이 마음속에 강하게 훅 들어온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 보기에도 아주 최적인 구조. 두 침대 사이에 콘센트와 모든 조명의 스위치가 모두 모여 있다. 





이 방의 모든 벽은 새하얀 틈 하나 보이지 않게 현관으로 나가는 길까지 모두 이 벽지로 붙어 있는데, 그게 더욱더 영화속 세트같은 느낌을 준다. 





대신 이 높은 천장은 하얀 몰딩으로 장식되어 있고 샹들리에가 길게 내려오기 때문에 이 강렬한 벽지가 무섭거나 답답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 호텔에서 인상적이었던 라운드리 백. 딱 보기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모습인데 펼치면 그 크기가 굉장히 커서 또 인상적이었다.






스위트룸의 거대 욕실에 비하면 아담한 욕실이지만 불편한 것 하나 없이 매우 만족. 





둘 다 이 방에 굉장히 만족스러워하며 흥분했던 순간들. 딱 이 방 사진에 반해 호텔을 골라 추천했던 언니의 선택에 다시 한 번 찬사를! 






흥분을 가라앉히고, 씻고 나갈 준비를 마친 후에 아까 로투스 마트에서 산 납작한 복숭아를 먹어보았다. 요상한 모양의 복숭아... 




복숭아가 굳이 이렇게 납작할 필요가 있는걸까. 반절만 먹는 느낌인데. 맛은 그냥 복숭아맛이었다. 






그리고 마트에서 샀던 그 햄버거들... 그 햄버거들의 정체는 이것. 아마도 어린이 타겟의 불량식품같은 간식으로, 세상 쓸데없지만 재미있는 물건이기에 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 여러 개씩 사 왔다. 햄버거의 즐거움을 영상으로 남긴 후에 우리는 다시 호텔을 나서서 타이캉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