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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NOTE

해가 지나서야 정리하는 10월_04 통영 1박2일 1

통영간다.


벌교에 다녀온 그 다음 주말, 정현언니와 급 결성된 1박2일 통영행.

새벽부터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11시 즈음 출발했던-

숙소고 뭐고 예약하지 않고 그냥 떠났다. 

그나마 하나 챙겨 온 통영풍류 50선. 예전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챙겨 두었던 통영지도 및 정보지.


통영은 정말 한국의 나폴리일까. 




아. '하하하'에서 나온 나폴리 모텔에 묵고 싶었지만, 여긴 만실이구나.

결국 버스 안에서 검색해서 찾은 게스트하우스에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었다. 짐이랄 것도 별로 없었지만.





동피랑 마을에서 내려다 본 통영시내. 




날개사진의 엄청난 인기. 





쇼핑몰 앞에서 나 찰칵. 





새마을 앞에서 언니 찰칵. 시크한 핑크할머니 뒤에 앉아계시네. 





요렇게 사진에 담아오고 싶은 재미난 풍경들.

여기저기를 걸으며 느낀 것들은 여긴 동양의 나폴리...라기보다는 

많이 남아있는 키치한 풍경들과 기이할 정도로 자그마하고 재밌는 건축물들이 많은 참 작은 동네.





통영 중앙시장 안에서 바로 하나씩 사 먹은 꿀빵. 뜨거울 때 먹으니 좋았다. 

관광지가 되어 버린 곳들이 다 그렇지만, 꿀빵집도 너무너무너무 많아서 감흥이 없더라.




시장 안의 그릇가게를 샅샅이 살피다 원색적인 빨래집게를 발견한 정현언니. 찰칵찰칵. 

언니는 시장탐험대. 이번엔 정말이지 언니와 함께해서 독특한 방식으로 재미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생선생선




간판의 그래픽 좀 보라지. 왠지 압도적이다. 강렬해! 




오오 디스플레이 





말린 채소마저 해산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기 전 한번 둘러보는 시내. 나폴리 모텔이 저기 보이는구나.

여기 이 나폴리모텔과 중앙시장 근방은 이 사진에서 보이는 곳이 다구나...할 만큼 작은 규모였다. 

혼자 왔더래도 저녁에 할 것이 없어 심심했을 것 같다.  




통영바다를 바라보는 나의 뒷모습을 언니가. 





통영맛집이라는 커다란 음식점에서 굴요리를 먹으려다가 급 변경하여 들어온 이곳.

통영만의 요리법으로 무친 나물밥. 많다 많아 여기도. 





돈 내고 먹는 욕. 


통영에 왔는데 어찌 여길 지나치리요.

식사를 마친 후 가서 '웨이팅'을 한참이나 해야 했던 '쌍욕 라떼'로 유명한 통영의 '울라봉 카페'.

덕분에 근방 길을 두세 번 걸으며 특히 정현언니는 통영의 자그마한 건축물들에 감탄과 호기심을 자아냈고.


울라봉 카페의 쌍욕 라떼와 코코아에 나온 욕은... 

너무 약했다! 흥. 





커피도 마셨고, 금방 어둑해진 이곳에서 뭐 또 재미있는 게 없을까 근방을 어슬렁거리다 발견한 이 건물. 





들어가 보자... 





옛날식 복도와 계단없는 이동경로(??)가 남아 있는 오묘한 건물... 호기심에 주욱 올라가 본다. 




어둡고 불 꺼진 층에 환하게 스윽 스윽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이발소 등.

순간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 속 한 장면 같아서 괜히 기분이 요상해 지던 차 

저 껌껌한 문에서 갑자기 아주머니가 나오셔서 놀랐네. 영업중이었구나... 

우리도 이 어둑한 건물과 분위기, 이발소의 정체에 대해 요상한 추측들을 해 보며 건물을 나섰다. 





그리고 나서 보니 근방에 이발소, 아니 이용원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깨달음.   

항구도시와 선원들의 관계들에 대해 또다시 요런저런 추측을 해 보며 또다른 골목골목을 찾아 걸었다. 




골목 사이에서 발견한 여인숙. 김기덕의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그런 구조의 여인숙이었다. 

주인도 기웃기웃거리던 우리가 신기했던지 들어오라 하여 살짝이나마 구경하게 허락해 주시더라.




통영에서 하루를 보내고 보고느낀 것들 중 가장 큰 건 건축물들이었다.

항구도시니 바다...나폴리...그런 게 전혀 아니었다. 기이할 정도로 자그마한 집의 크기들, 

꺾어지는 골목의 모서리나 경사진 부분까지 힘들게 채워 지어진 건물이 주는 묘한 모습들.   


카페 주인과도 그런 이야기를 살짝 나누었었는데. 모든 건축물들이 그렇게까지 작은 이유... 

이곳이 관광지가 아니었던 옛날, 못 살고 힘들게 살아서 자연스레 그런 게 아닌가 하는 통영 토박이님의 의견. 

크게 납득할 수 없었지만 딱히 검색으로도 원하는 답변을 찾을 수 없었기에 끄덕끄덕 하고 넘어갔다.


이렇게 골목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들어가도 늦지 않은 시간의 저녁.

더 할 것이 없었기에 우리는 씻고 각자 가져온 책을 한권씩 보다가 잠든, 깔끔한 통영여행의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