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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에서 7월의 여름 6월, 몇 주 쉬는 동안 산책한 우리동네 산책로. 정릉천인가 성북천인가. 이제 박물관서 오리 스토킹할 필요 없나 봐. 여기 오리 짱 많음. 비둘기도 많다. 어렸을 적부터 여긴 늘 '개천' 이었는데, 모습이 이렇게 바뀌긴 했어도 '개천' 의 냄새는 난다. 늘 더러운 물이 흐르고(혹은 고여 있고) 가을이면 어마어마한 잠자리떼가 날아다녀 잠자리 잡기 좋았던 곳. 가끔 실수로 개천물(똥물이라 부르던...)에 발이 빠지기라도 하면 울면서 집에 가곤 했었던 그곳이 여기. 꽃 선물을 받아 보니 왜 꽃 선물이 기분 좋은지 느꼈다. 그래서 꽃 선물 하러 가는 길. 예전 같으면 돈 아까워서 사지 못했을 꽃이지만. 가뭄 가뭄이다. 더워도 제일 덥게 입을테다. 펄럭펄럭. 나의 호사스런 우유들. 입속이 바느질 투성이라 밥을 못.. 더보기
깜짝선물 그야말로 깜짝선물. 난생처음 받아 본 꽃배달 서비스는 내 것인지 전혀 몰랐고. (사무실에 나와 같은 날 생일인 분이 있기에...) 흐드러지게 핀 밖의 꽃들처럼 봄을 담은 예쁜 문장.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네. 이런 방법으로 오늘을 축하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벅차올랐던 오후. 지난 주엔 십년 된 친구의 집에 처음으로 놀러 가서, 차려 주는 생일 밥상을 거하게 받아 먹고 일주일 먼저 불러 주는 축하 노래를 듣고 케잌을 먹으며 늘어지게 하루를 함께 보냈었다. 행복하게. 십년 만의 첫 방문과 첫 밥상인데 사진 한 장 남겨 두지 않은 것이 매우 아쉽다. 나는 친구에게 이십년 째에 밥상을 차려 주진 않으련지 좀 걱정도 된다. 오늘 받은 선물도 일주일 전에 받은 선물도 모두 깜짝선물 물질적인 것의.. 더보기
충전용 기억들 바로 아래 포스팅에서처럼, 아름답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에 임했던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주말까지 모두 쉬지 못해서인지. 언제 그랬냐는 듯 어느 한순간에 훌렁, 방전되어 버렸다. 그래서 난 지금 저 물고기들 표정. 지친 밤 충전용 기억들을 끄집어서 웃고 자야지. 지난 여름에 친구들과 갔던 짧은 휴가. 늦여름 차가운 바다도 보고. 깁스하고 바다까지 따라 놀러오는 친구의 열정도 보고. 십년이 넘도록 유치하지만(재미난), 늘 같은 패턴으로 노는 우리의 모습도 보고. 그러는 동안 고독을 씹는 머스타드 너의 뒷모습도 보고. 해지는 바다 여러 모양의 구름도 보았지. 아 바다 풍경 좋다. 이왕 시작한 추억, 한 시즌 돌아가 역시 짧은여행이었던 지난 겨울까지 거슬러갈랜다. 지글지글 고기에 소세지 버섯 와인 난 집에있는 .. 더보기
120316_ 요즘. 근래에는 거의 야근을 한다. 일이 많아서 하는 것도 이유이고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해서 하는 것도 이유이다. 그리고 하나의 이유가 더 있다면 내가 원하는 만큼 작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야근을 한다. 다행히도 삼월내내 체력이 튼튼히 버티어 주어 나는 큰 불평 없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홈페이지를 조금씩 만들다가 잠이 든다. 사실 불평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의 모자란 능력이겠지.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때에, 즐길 수 있을 때에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회사에 나의 하루를 전부 바치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만들어 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있다. 이 마음이 흔들리거나 방해받지 않기를. 늘 그렇지.. 더보기
박물관 오리 스토킹 2011년 여름. 박물관 거울못에 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거울못을 지나갈 때마다 오리 스토킹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네. 귀엽기도 하지 가끔은 이렇게 다가와 주기도 하는 너희들 하지만 간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금새 탐지하면 엉덩이를 흔들며 사라진다. 2011년 가을 사람이 없는 이런 한적한 때엔 연못가 근처로 아무나 다가가도 다가오는 너희들. 쉬운오리. 2011년 겨울 거울못이 꽁꽁 얼어붙기 시작해서, 오리들은 어디로 갔으려나 얼어죽었나 걱정하던 차에 연못위 눈에 콩콩콩 찍혀있는 오리발자국. 아 귀여워라. 저길 올라 다녔을 모습을 상상하니... 2012년 새해 겨울 거울못을 완전하게 한 바퀴 돌다가, 푹 패인 곳 구석에 있는 오리들의 집을 발견. 너희들 집이 있었구나. 추워 죽겠는데 왜 집 내버려두.. 더보기
짧은 휴가 지난 주 어릴적 친구들과 다녀온 1박2일의 짧은 휴가. 이제 봐온지 10년 되었으니 어릴 적이라 부를만하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바다에 몸을 담궈 보고 튜브도 타 봤다. 바닷물이 안 맞는지 내 몸이 오염된건지 바닷물에 눈이 아파서 매우 고생했지만. 즐거웠다. 여름이 짧고 굵게 지나가는 기분. 하루가, 일주일이 언제 가는지 바삐 가지만 이제사 뒤돌아보면 아, 몇개월 밖에 안 되었네, 한다. 이런 게 딱 좋은 것 같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나름대로 충실하고 있다. 인생도처유상수,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을 읽는 중. 여름 동안엔 계속 책이 더디게 읽힌다. 마침 이번 주 무릎팍 도사에 나오신 걸 봤는데 말도 재미있게 잘 하시네. 인생도처유상수. 그렇다. 잘하는 사람은 많고 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 더보기
잊을 수 없는 엄청난 비가 내렸다. 그리고 아직도 내리고 있는 중, 더 내린다고 하니 걱정이다. 몇 해 동안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우리집은 다양한 역류현상을 경험했었고 그 피해 중 하나로 나의 초중학교 졸업앨범이 어딘가 구석에서 그렇게 흠뻑 젖은 후 썩어 버려지는 피해를 입기도... 이런저런 공사를 다시 한 덕에 작년부턴 멀쩡하다. 오늘도 그렇고.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번거롭게 젖으며 출근을 하고, 비가 덜 오는 때를 골라 외근까지 다녀온 일상적인 하루였다. 그런데 한쪽에선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더라.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일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다니, 믿기 힘든 장면들. 오늘 재난을 당하신 여럿 분들의 명복을 빌며, 내일은 부디 별 일이 없이 잘.. 더보기
오늘 오늘 본 재미난 것 사실 얼마 전 한 번씩 다 본거지만, 오늘은 기록해두려고 카메라를 가져가서. 춤추는 신라시대 토우 흥겹구나 귀엽구나 피리도 불고 가야금도 켜자 뚱가뚱가 국립국악원 6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우리 악기 우리 음악' 전시가 열렸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우리 음악 문화를 흩을 수 있던 전시. 참 좋았는데, 오늘까지였다. 이것도 너무 귀엽지 않나. 아, 요즘 이렇게 그림과 함께 표현된 기록문화가 참 친숙하고 좋다. 실제로 보면 표정도 조금씩 막 다르다. 배 나온 아저씨의 몸매도 참 사실적... 이건 궁중에서 조선 왕들의 제사 때 추는 춤에 대한 무용 악보. 이것도 재밌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인기 노래책 '가곡원류'. 왠지 저 한글을 소리내어 읽어 보자면, 웃기고 귀엽다. 스들 스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