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REE NOTE

120316_ 요즘. 근래에는 거의 야근을 한다. 일이 많아서 하는 것도 이유이고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해서 하는 것도 이유이다. 그리고 하나의 이유가 더 있다면 내가 원하는 만큼 작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야근을 한다. 다행히도 삼월내내 체력이 튼튼히 버티어 주어 나는 큰 불평 없이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 홈페이지를 조금씩 만들다가 잠이 든다. 사실 불평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나의 모자란 능력이겠지.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때에, 즐길 수 있을 때에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순간이 지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회사에 나의 하루를 전부 바치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만들어 줄 것이다 라는 생각이 있다. 이 마음이 흔들리거나 방해받지 않기를. 늘 그렇지.. 더보기
박물관 오리 스토킹 2011년 여름. 박물관 거울못에 그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거울못을 지나갈 때마다 오리 스토킹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네. 귀엽기도 하지 가끔은 이렇게 다가와 주기도 하는 너희들 하지만 간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금새 탐지하면 엉덩이를 흔들며 사라진다. 2011년 가을 사람이 없는 이런 한적한 때엔 연못가 근처로 아무나 다가가도 다가오는 너희들. 쉬운오리. 2011년 겨울 거울못이 꽁꽁 얼어붙기 시작해서, 오리들은 어디로 갔으려나 얼어죽었나 걱정하던 차에 연못위 눈에 콩콩콩 찍혀있는 오리발자국. 아 귀여워라. 저길 올라 다녔을 모습을 상상하니... 2012년 새해 겨울 거울못을 완전하게 한 바퀴 돌다가, 푹 패인 곳 구석에 있는 오리들의 집을 발견. 너희들 집이 있었구나. 추워 죽겠는데 왜 집 내버려두.. 더보기
짧은 휴가 지난 주 어릴적 친구들과 다녀온 1박2일의 짧은 휴가. 이제 봐온지 10년 되었으니 어릴 적이라 부를만하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바다에 몸을 담궈 보고 튜브도 타 봤다. 바닷물이 안 맞는지 내 몸이 오염된건지 바닷물에 눈이 아파서 매우 고생했지만. 즐거웠다. 여름이 짧고 굵게 지나가는 기분. 하루가, 일주일이 언제 가는지 바삐 가지만 이제사 뒤돌아보면 아, 몇개월 밖에 안 되었네, 한다. 이런 게 딱 좋은 것 같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나름대로 충실하고 있다. 인생도처유상수,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을 읽는 중. 여름 동안엔 계속 책이 더디게 읽힌다. 마침 이번 주 무릎팍 도사에 나오신 걸 봤는데 말도 재미있게 잘 하시네. 인생도처유상수. 그렇다. 잘하는 사람은 많고 나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 더보기
잊을 수 없는 엄청난 비가 내렸다. 그리고 아직도 내리고 있는 중, 더 내린다고 하니 걱정이다. 몇 해 동안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우리집은 다양한 역류현상을 경험했었고 그 피해 중 하나로 나의 초중학교 졸업앨범이 어딘가 구석에서 그렇게 흠뻑 젖은 후 썩어 버려지는 피해를 입기도... 이런저런 공사를 다시 한 덕에 작년부턴 멀쩡하다. 오늘도 그렇고.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번거롭게 젖으며 출근을 하고, 비가 덜 오는 때를 골라 외근까지 다녀온 일상적인 하루였다. 그런데 한쪽에선 상상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더라.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일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나다니, 믿기 힘든 장면들. 오늘 재난을 당하신 여럿 분들의 명복을 빌며, 내일은 부디 별 일이 없이 잘.. 더보기
오늘 오늘 본 재미난 것 사실 얼마 전 한 번씩 다 본거지만, 오늘은 기록해두려고 카메라를 가져가서. 춤추는 신라시대 토우 흥겹구나 귀엽구나 피리도 불고 가야금도 켜자 뚱가뚱가 국립국악원 6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우리 악기 우리 음악' 전시가 열렸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우리 음악 문화를 흩을 수 있던 전시. 참 좋았는데, 오늘까지였다. 이것도 너무 귀엽지 않나. 아, 요즘 이렇게 그림과 함께 표현된 기록문화가 참 친숙하고 좋다. 실제로 보면 표정도 조금씩 막 다르다. 배 나온 아저씨의 몸매도 참 사실적... 이건 궁중에서 조선 왕들의 제사 때 추는 춤에 대한 무용 악보. 이것도 재밌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인기 노래책 '가곡원류'. 왠지 저 한글을 소리내어 읽어 보자면, 웃기고 귀엽다. 스들 스들.. 더보기
일의 기쁨과 슬픔 알랭드보통의 말따마나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준 한 주. 아, 한 주의 일이 끝나려면, 아직이다. 내일 출근이 남았다. 이번 주엔, 일의 기쁨과 슬픔을 고민하다 나가오카 겐메이의 빨간 책을 다시 한 번 읽었다. 상황과 시기가 달라서인지 지난 번에 읽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엄마가 경동시장에 가면 늘 느낀다는 그 생동감, '다들 열심히 사는구나' 하는 그 마음. 을지로 인쇄 골목에 가도 그런 게 느껴진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들과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때문인가.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동네 구석 구석 쓸쓸함 같은 감정 또한 느껴진다. 다들 무슨 생각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을까나. 나는. 나는? 이번 주의 타이포로 선정하겠습니다. 강렬합니다. 더보기
4월. 오랜만에 일상. 바쁘게 힘겹게 일주일을 보내버리고 돌아온 휴일엔 기분전환될 파랑바지를 개시. 한달전에 사 두고 신지 못하던 봄 신을 꺼내었지만 비가 온다니 고이 넣어두고 운동화를 신고 나선다. 날씨는 쉬이 따스해 지지 않아 3월에 입던 겉옷을 아직도 입고 다닌다. 나만 그런가? 같이 입학해 공부하고 서로 다른 해에 졸업했지만 디자이너로 일한다는 공통점에 많은 것이 잘 통하는, 만나면 참 푸근하고 따스한 언니들과는 언제나 사랑스러운 시간이 된다. 그렇게 수다를 떨고 돌아오는 시간 길을 걸으며 이제 막 회사에 들어가 밤을새워 일하고 돌아온 친구와 통화하니 마음이 뭉클하다. 소중한 친구들과 같은 시간을 살아가며 비슷한 시작과 각자다른 경험을 통해 인생을 쌓아가는 과정을 나눈다는 것 뭐 그런 이런 저런 것들. .. 더보기
물고기 안녕 오늘 길을걷다 눈마주친 물고기들 유리창에 비친 자동차들과 묘하게 오버랩. 맛있는 횟감 그저 그걸로 취급되는 고기들이지만 얘들도 나처럼 강아지처럼 눈코입 달린 애들이라 눈이 마주친 느낌이 들면 왠지 묘한 기분. 언젠간 이 좁은 수족관에서 그물로 건져져 산채로 칼질 당할 텐데 얘들은 그걸 알까. 얘들은 여기서 무슨 생각을 하며 밖을 바라보고 있을지. 그건 사실, 궁금하지만 썩 알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더보기